My.Ps.Partner.2012.1080p.BluRay.x264-WiKi

야 조용해 봐, 조용해 봐

 

너 씨발, 딱 까놓고
솔직하게 얘기해 봐

 

불안감이 네 불알 사이로
스물스물 올라오지?

 

전혀

 

수정아, 수정아
너 알지?

 

서양 애들이 존나 커
맞아있는 애들이거든

 

그건 포르노 때문이지
거긴 진짜 괴물 같은 애들만 나오잖아

 

내가 책에서 봤는데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 차이 없대

 

그 책 동양인 남자가 쓴 거야
확실해

 

근데 너희 그거 알아?
서양 애들은 크기만 크지 무르단 말이야

 

분홍색 싸구려 소세지 알지?
물렁물렁하잖아

 

난 크진 않지만 단단해

 

그런 얘긴 오빠들끼리 있을 때 해

 

나 가서 할일 많거든?

 

이 나이 먹고
다들 반대하는 유학 가서

 

남자 같은 거랑 어울릴 시간이 없어요
빡세게 해야지

 

- 얘네 지금 뭐하냐, 지금?
- 수정아!

 

수정아! 진짜…

 

나이 먹고 깔식질이야

 

어, 미안해 미안해, 괜찮아?

 

뭐야, 젖었잖아!

 

젖었어?

 

그래, 젖었다, 젖었어

 

그걸 뭐라 그래, 그럼
젖은 걸 젖었다 그러지

 

야! 진짜 너!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살았다, 살았어

 

8번 공 들어가면 돼, 8번 공

 

웬일이래

 

나 가봐야 될 거 같은데…

 

왜?

 

안 돼! 가긴 어딜 가
안 돼, 안 돼

 

일 년 동안 나 못 보는 건데…

 

어딜 가

 

그래, 나도 보고 싶은데
좀 더 있다 가

 

그래, 소연아
조심히 잘 들어가

 

들어가

 

공항 가기 전에 통화하자

 

가…

 

괜찮지? 그래도 오늘이
우리 수정이 송별횐데…

 

와줘서 고마운 거 알지, 오빠?

 

당연히 나와야지
너 유학 간단 얘기 듣고…

 

나 잠깐만…

 

 

침착하게

 

아, 씨발
이게 말이 되냐?

 

이제 겨우 83일 지났어!
근데 벌써 남자가 생겨?

 

나랑 칠 년을 만나고
겨우 두 달 반 만에…

 

뭐야, 소연이 깔따구 얘기하는 거야?

 

잘생겼던데?

 

무슨 호텔 주방장이라고 그래서
뚱뚱한 꼰댈 줄 알았는데…

 

이 페이스가…

 

뭐야, 알고 있었어?

 

너희 다 알고 있었던 거야?
나만 빼고?

 

아니, 소연이가
말하지 말라 그래서…

 

좀 지나고 말하려고 했지

 

너희 그걸 알고도
날 여기 불렀단 말이야?

 

미친 거 아냐?

 

난 사실을 말했을 뿐이다

 

오빠는 진짜!

 

나 거짓말 못하는 사람이잖아

 

야, 너!

 

네가 그렇게 소중해?

 

네가 유학가면
친구들이 한날 한시에 다 모여야 돼?

 

씨발, 한국에서 존나 자리 못 잡으니까
핑계 대고 도망가는 주제에!

 

내일이면 서른인데
뭘 또 배워!

 

어, 네가 단단해?

 

술 먹으면 안 선다고
비아그라 검색해보지 않았나?

 

국내 최연소 비아그라 유저일거다, 네가!

 

방금 그 말은 좀 상처 받겠다

 

넌 닥쳐
이 개새끼야!

 

뭐, 그 주방장 새끼가 잘생겨?

 

내가 그 새끼 보다 젊고
내가 더 잘 생겼어!

 

돈은 주방장이 더 많을 텐데…

 

아오, 썅!

 

나의 PS 파트너

 

나올 거 같아?

 

안에다 해도 돼…

 

할 때 엉덩이 잡아줘

 

집이야?

 

혼자 있지?

 

아, 예…

 

쉿…

 

아무 말도 하지 마

 

오늘은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거야

 

예스면 버튼 한번만 누르고

 

노면 두 번을 누르는 거야

 

알았으면 버튼을 눌러야지

 

그래, 착하네
자고 있었어?

 

목소리가 좀 울릴 거야
나 지금 욕실이거든…

 

나 욕조에 따뜻한 물 받아놓고
그 안에 편히 누워있어

 

아주 따뜻하고 매끄러워

 

특히 내 다리 사이가…

 

말하지 말랬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알려줄게…

 

왼손으로는 전화기를 들고

 

오른손으론 천천히
내 몸을 만지고 있어…

 

나 지금 손가락이 거기 닿았어

 

너도 꺼내봐

 

먹어도 돼?

 

입으로 먹고 싶어

 

부드럽게 먹을 거야…

 

부드럽게 끝까지 먹을 거야…

 

나 지금 해줘…

 

나 지금…

 

지금…

 

내가 위로 갈게

 

물 찰랑거리는 소리 들릴 거야

 

잘 들어봐

 

찰랑거림이 심해지면

 

내가 좀 더 격렬하게 하는 거니까

 

나 미 치겠다 정말…

 

나 갈 거 같아

 

더 깊게…

 

여보세요?

 

자기야

 

자기야

 

이제 얘기해도 돼
안 좋았어?

 

아, 예
좋았어요…

 

근데 이거 뭐예요?

 

아, 060 그런 건가?

 

요즘엔 먼저 전화를
걸기도 하고 그러네…

 

뭐, 찾아가는 서비스…?

 

아, 여보세요?

 

근데 이거 통화료
얼마나 나온 거예요?

 

너, 누구야?

 

네?

 

919 5691 7895…

 

5? 5!

 

미쳤나봐, 정말
어떡해…

 

여보세요?
승준씨, 잤어?

 

어… 지금 몇 시야…

 

아니… 내가 오늘
핸드폰 바꿨잖아

 

근데 주소록을 못 옮겨가지고…

 

승준씨 단축번호가 없단 말야

 

그게 무슨 소리야…

 

잘 들어봐
승준씨 뒷 번호가 7892잖아

 

아니야, 나 전화기 바꿨다고

 

윤정아, 나 일찍 출근해야 돼

 

우리 내일 저녁에 보기로 했잖아

 

안 까먹었네?

 

너 예쁘게 입구 와

 

 

늦지 말고!

 

응, 잘 자

 

잠깐만
진짜 뭐야, 이 새끼는

 

이거 진짜 개또라이 아냐?

 

그를 흥분시킬 섹시한 통화 스킬 14

 

폰섹스?

 

언니, 언니야

 

진짜로 모르는 남자랑 폰섹 했어?

 

대박, 대박!

 

정확히 얘기하면
폰섹스는 아니지

 

나는 안 즐겼으니까

 

그냥 간밤에
번호 하나 잘못 눌렀다가

 

변태 한 마리 기쁘게 해 준 거지

 

갑자기 폰섹스를 하겠다는 건
다 이유가 있는 법이지

 

무슨 빤스 장살 하겠다고 하질 않나

 

야! 란제리 쇼핑몰이지

 

너 두고 봐라

 

한국의 빅토리아 시크릿이
탄생할지도 모르니까

 

승준오빠가 아직
프러포즈 안 했구나?

 

불쌍한 우리 언니

 

그 인간도
해도 해도 너무 하지

 

자기 때문에 회사를
관두게 했으면

 

빨리빨리 데리고 가든가
아니면 무슨 쇼부를 치든가

 

승준씨가 관두라고
한 거 아니라니까

 

그리고, 야!

 

너희 눈에는 이 이윤정이 고작

 

결혼 때문에 회사를
관둔 것처럼 보여?

 

 

예리한 것들…

 

고객님, 거기서
사진 찍으시면 안 되는데…

 

이거… 예뻐서요
이거 얼마예요?

 

언니야, 나 이혼할까?

 

한 년 갈 때 되니까
한 년 다시 돌아오고

 

너희 어머니도 적적하지 않고
참 좋으시겠다

 

나 안 한지 진짜
일주일도 넘었거든요

 

일주일… 이혼 사유치곤
기간이 참 창피한데

 

야, 너 쓸데없는 소리 하지마
애 듣는데

 

언니야, 언니는 진짜로
승준오빠랑 결혼할 거야?

 

하지마, 하지마!

 

결혼하면 진짜 섹스가 준다니까

 

저게 친언니한테
할 수 있는 얘기니?

 

친족 암컷으로서 하는 얘기다

 

우선 체위수가 줄고
그 담엔 횟수가 줄어

 

그리고는…

 

이 심장박동수가 줄지

 

야, 그건 좀 비약이다

 

그거 좀 안한다고 사랑이 식겠어?

 

섹스랑 대화랑 똑같아

 

소통이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맞아요, 아랫도리가 한가해지면
심장도 게을러진다니까

 

전문가의 소견으로는
네 언니 상태는 심장마비 상태입니다

 

내가 웬만하면
얘기 안 하려고 했는데…

 

오늘 우리 5년째 되는 날이다

 

내 생일은커녕 크리스마스도
까먹는 우리 승준씨가

 

하필이면 오늘
선상 레스토랑 예약을 해놨다네

 

이게 과연 무슨 의미일까?

 

프러포즈!

 

축하드립니다

 

네?

 

아, 네

 

대한민국 남자들은
뭔가 무드가 없는 것 같아요

 

생일엔 케이크
프러포즈엔 반지

 

식상하지 않으세요?

 

뭐…

 

그래도 이런 날엔…뭔가 깜짝 놀랄
프러포즈가 필요한데 말이에요

 

이렇게 테이블 위에
반지가 멕아리 없이…

 

왠지 씁쓸합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라 그래요

 

실례가 안 된다면
제가 조금 도움을 드리고 싶은데

 

무슨

 

그럼 저야 너무 감사하죠

 

아, 어머

 

이거…

 

커피!

 

커피!

 

아, 하지마…

 

열어 봐!

 

나 사실 그동안 승준씨한테
하나도 안 서운 했다고 하면

 

그거는 거짓말일 거야

 

오늘도 그냥 넘어가려고 했으면
나 좀 화내려 그랬다?

 

그래? 그나저나
맘에 들었으면 좋겠네

 

비싼 걸로 하고 싶었는데

 

알이 큰 건 좀 촌스럽더라고…

 

됐어, 나 그런 거
하나도 안 중요해

 

내가 뭐 그렇게 막
사치하는 여성인가?

 

아니지

 

아니지!

 

나는 그냥 승준씨가
마음을 담아서 준 것만으로도

 

너무 너무 아름답고…
너무 소중한…

 

머리핀이네

 

축하합니다!

 

네, 보시다시피…

 

밥통 안에 동전을 넣게 되면
센서가 반응을 하면서…

 

귀여운 강아지가 게걸스럽게
막 동전을 이렇게 먹으면서

 

동시에 저금도 되는
아이디어 상품입니다

 

그럼 이상으로
프레젠테이션 마치겠습니다

 

재밌네, 재밌어

 

어른들도 좋아하겠어

 

이현승 씨?

 

네?

 

자넨 어떻게 생각해?

 

 

질문이 뭐예요?

 

자네 생각에 대해서
묻고 있는 중이었어

 

내가 자네 생각이
미치도록 궁금하거든!

 

제 생각이요?

 

제 생각엔…

 

네 생각?

 

아니, 오빠가 진짜
생각이란 걸 해본 적이나 있어?

 

그만 좀 해!

 

일 하잖아, 안 보여?

 

일? 그게 일이야?

 

일이라는 건
돈을 버는 걸 말하는 거야

 

씨발, 지금 말 다 했냐?

 

나한테 욕 하지 마
내가 네 엄마야?

 

대체 언제까지
널 먹여 살려야 돼?

 

내가 조금만 더 기다려 달랬잖아

 

언제까지?

 

그 말 믿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는 건데?

 

사람 속물처럼 만들지 마

 

인정하기 싫겠지만
우리 이제 현실을 봐야 되는 나이야

 

오빠…

 

언제까지 꿈만 꾸면서
살 수는 없는 거야

 

넌 내가 안 된다고 생각하는구나

 

그렇게 얘기하진 않았어

 

아냐, 방금 그랬어
네 입으로

 

그렇게 생각했으면
지금까지 기다리지도 않았어

 

아냐, 넌 계속 그렇게 생각해왔어

 

그럼 뭐 어떻게 할까, 어?

 

어차피 안 되는 거 뭐
다 부숴버릴까?

 

그거 내가 사준 거야

 

알아, 깁슨 레스폴 스탠다드
아주 좋은 기타지

 

얼마 줬더라?

 

너…

 

진짜 개새끼다

 

그래, 네가 개새끼지
형이 늘 얘기하잖아

 

여자는 현실적인 동물이라고

 

전문용어로는 썅년

 

그래서 형이
연애를 안 하는 거야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 말자

 

- 소연이도 많이 힘들었을 거야
- 힘들긴!

 

야, 기본적으로 여자애들은
싸이코패스 기질이 있어

 

남자의 고통에 무감각해

 

난 솔직히 소연이가
다시 돌아 올 수도 있다고 봐

 

저 새끼 저거 취했네
야, 너 그만 먹어

 

아이, 씨

 

너같이 그런 헛된 희망들이
사람을 더 고통스럽게 만든다니까

 

여자는 썅년이다
소연이는 여자, 고로…

 

- 수정인 잘 도착했대?
- 응, 짐 정리 중이래

 

야, 한번 봐봐

 

형이 하는 말 잘 들어

 

이 쌍년들은 그냥 하나의
구멍쯤으로 생각하는 게 제일 편해

 

구멍 하나

 

여기 구멍 둘

 

바보 둘

 

난 우리 엄마 빼고 내가 아는
이 세상 모든 여자 다 따먹을 거야

 

아, 수정이랑 소연이 빼고

 

너희 엄마랑 너희 엄마도…

 

수정아!
그럼, 보고 싶지!

 

야, 너 근데
음악은 완전히 접은 거냐?

 

아깝다, 아까워…

 

소연이 여자가 재능 충만한
청년의 꿈을 짓밟았구나

 

내가 그런 재능이 있었나?

 

그럼, 새끼!

 

넌 내가 아는 최고의
천재 송 라이터야

 

내가 마지막으로
들려줬던 곡 기억나?

 

알지! 그 맞아있는 곡

 

그렇지?
특히 기타 솔로 부분!

 

맞아, 씨발!
나도 거기가 젤 맘에 든다!

 

기타 솔로 같은 거 없었어
피아노 연주곡이었지

 

너 담배 없지?
담배 좀 사올게

 

여보세요?
이소연 씨 핸드폰입니다

 

뭐야, 왜 내 전화 오빠가 받아

 

아, 왜

 

빨리 내놔

 

빨리 내놔
이리 줘, 빨리

 

여보세요?

 

소연

 

여보세요

 

원래 여자는 다 그래?

 

그래…

 

당신 같은 여자가
사랑이란 걸 제대로 해봤겠어?

 

다 똑같아, 씨발

 

여자는 어차피
하나의 구멍이야, 맞지?

 

결국 당신도 싸이코
패스잖아!

 

야, 너 죽고 싶어?

 

아닌 밤중에 또라이도 아니고…

 

너 어제 그 변태 맞지?

 

싸이코패스?

 

너는 그냥 싸이코야

 

싸이코! 또라이! 미친놈!

 

이 개변태같은 새끼야!

 

싸이코, 또라이, 미친놈

 

개변태?

 

이게 진짜…

 

- 이봐요!
- 네

 

- 당신 나한테 뭐라 그랬어?
- 뭘요?

 

내가 뭐 싸이코, 또라이?
그래, 그거 인정한다

 

근데 뭐, 개변태?

 

개변태는 당신이지!
이 발정 난 색녀야!

 

발정? 색녀?

 

이게 진짜 미쳤나봐

 

야! 너 나 알아요?

 

왜 이 오밤중에 전화질이야!

 

너 진짜 경찰에
확 신고 해버린다!

 

오밤중에 전화 걸어서
끙끙 앓는 소리 낸 건 당신이야

 

신고는 내가 할 거야
성추행으로

 

증거가 있어야
신고를 하지

 

이 여자 진짜
뻔뻔한 여자네, 이거

 

그래 증거 있다

 

요즘 전화기에는요
녹음기능이란 게 있거든요

 

당신이 어제
나한테 전화해가지고

 

뭘 막 만지고
뭘 먹는다 그러고

 

그거 다 녹음 돼있어

 

진짜?

 

그럼 진짜지

 

당신 어제 나한테 전화해서
뭐라고 했는지 기억 안나요?

 

아, 그래! 신고하는 것보다
인터넷에 확 뿌려버리는 게 낫겠어

 

야! 너 그게 더 나빠

 

그리고 그건 남자가 되가지고
좀 치사하잖아요

 

치사?

 

싸이코 개변태가
좀 치사하면 안 되나?

 

그래 봤자 치사한
싸이코 개변태 되는 건데?

 

아니…
그게 사실은…

 

제가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한 건데

 

번호를 잘못 눌러서요…

 

그래도 그렇지
본인이 실수 하시고

 

왜 엄한 사람한테
변태라고 욕합니까

 

그거는 그쪽이 먼저
다짜고짜 전화해서

 

막 흐느끼면서…뭐

 

여자는 다 똑같다느니
하나의 구멍이라 그러고

 

무섭잖아요
모르는 사람인데

 

그건…제가 좀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미안해요

 

혹시…
헤어졌어요?

 

그게 아니고…

 

사실은 누구한테 할 얘기가
있었는데, 얘기하기…

 

얘기할 용기조차 없었어…

 

날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돼?

 

간밤에 갑자기
속상해지네

 

이봐요, 뚝

 

속상한 거 얘기하고 싶죠?

 

좋아요, 들어줄게

 

대신 그만 울기

 

나 안 울었어요

 

그쪽한테 딱히
할 얘기도 없고…

 

우린 영혼이 통하는
사이였어요

 

우린 다른 애들이 사귀고
그런 거랑은 달랐어요

 

영혼이 통한다는 느낌
알아요?

 

진짜 특별했어요

 

아마 대부분의 연인들이 다
한번쯤은 그렇게 생각했을 거예요

 

저도 잊을 수 있으면 잊고 싶어요
근데 불가능해요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할 거예요

 

그 천사 같은 미소랑

 

그 부드러운 머리카락이랑

 

이제는 다시는
못 만질 거라고 생각하니까

 

진짜 많이
좋아했었나 보다

 

너무 좋았던 것들만
기억하지 말고

 

안 좋았던 것들 생각 하는 게
좀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잔소리가 존나 심했어요
무슨 할머니도 아니고

 

그리고 내가 얘기할 땐
또 듣지도 않아요

 

내 남자친구는
발 냄새가 나는 편이에요

 

정리벽! 물건들 병적으로 정리하고
그런 거 있잖아요

 

잘 때 등 돌리고 자!

 

이를 엄청 갈아요

 

팔베개 해주면 내 귀에다가
입을 들이밀고 가는데

 

그래서 사실 잠들면
팔을 살짝 빼버리거든요

 

또? 계속 해봐요

 

오래 안 해줘요

 

입으로는…

 

아직 그 맛을
잘 모르나 보다

 

나는 얼굴에만
그거 안 하면 상관없어요

 

얼굴에 하면
왜요?

 

그게 좀 끈적끈적 한 게
콧물 같기도 하고

 

누가 그쪽 얼굴에
코 풀면 기분 좋겠어요?

 

별로겠네요

 

사실 어제가 처음이었어요
여자친구랑 헤어지고 나서

 

섹스는 아니었지만
느낌이 되게 이상하더라고요

 

혹시…
좋았어요?

 

네?

 

네…

 

그래도 다행이다

 

그러게요

 

에브리바디

 

신나게

 

야, 근데 넌 새벽에 뭔 통화를
그렇게 길게 하냐?

 

승준이?

 

어, 그럼

 

우리 아주 좋아
밤새 통화 할 만큼

 

누가 물어봤냐?

 

엄마, 엄마가 볼 때
나랑 승준씨랑 어때?

 

특별한 사이 같아?

 

아니다
아빠랑은 어땠는데?

 

이 사람은 특별하다
서로 영혼 같은 게 막 통한다

 

그런 느낌 있었어?

 

그럼

 

언제?

 

그러니까 어떤 순간에
그런 느낌을 딱 받았는데?

 

오르가즘

 

난 가끔 네 아빠
하얀 와이셔츠를 딱 입고

 

여기, 여기

 

단추 두 개를 딱 풀고

 

여기 양 가슴이
살짝 보이게

 

그리고 티팬티를 입고
엉덩이를 살랑, 살랑

 

흔들어대면
네 아빠가 환장을 했었지

 

그 두꺼운 손으로
내 허리를…

 

엄마! 나…
갑자기 피곤해

 

나 갈래

 

야! 사람 이상하게
만들어 놓고 어딜 가?

 

엄마 하나도 안 이상해
빨리 들어 가봐야 될 거 같아

 

아, 기지배
야!

 

윤정아
나 물 한 잔만 갖다 줄래?

 

짠!

 

와… 나보다 더
잘 어울리네?

 

그렇지?
아직 하나 더 있다!

 

놀라지마!

 

늑대들의 로망
템테이션 버진!

 

뭐야…
이게 끝이야?

 

좀 봐 줘라 윤정아, 응?

 

이래도?

 

잘 봐봐, 응?

 

- 자기야
- 응!

 

나도 자기랑 무지하게
하고 싶은 거 알지?

 

응!

 

근데 내일까지
해야 될 일이 있네

 

알았어, 일 해

 

봐줘서 고마워
자고 갈 거지?

 

불 꺼 줄게

 

아니 봐줘서 고맙다니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남자친구가
진짜 일이 많았나 보지

 

아무리 일이
많아도 그렇지

 

내가 그날
얼마나 섹시했는데

 

그리고
그것뿐만이 아니야

 

승준 씨, 나 가슴
한 사이즈만 키울까?

 

하지 마

 

그렇지?
내 사이즈가 딱 적당한 거지?

 

그것 보다는…

 

수술하면 만질 때
느낌이 확 다르잖아

 

탱탱볼 같아서 싫어

 

그 탱탱볼 같은 건
어디서 만져 봤는데?

 

탱탱볼…

 

7895!
너 지금 웃음이 나와?

 

알았어, 알았어

 

이현승 씨

 

내가 나중에 전화 할게

 

제가 오늘 원래 친구랑
약속이 있었는데요

 

 

갑자기 평크가 나버렸네?
이를 어쩌죠?

 

음악 하셨다고 했죠?
보컬?

 

아뇨, 기타

 

다시 하고 싶지
않아요, 음악?

 

저는 말이에요
음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야!

 

아우, 깜짝이야
왜 그래

 

오빠가 나랑
안 놀아주니까 그렇지

 

네가 사준 거
길들이는 중 아냐

 

무슨 기타를
그리 공들여 길들여?

 

기타랑 여자랑 똑같아

 

조심스럽게 다뤄야
소리가 좋아지거든

 

그럼, 나 한번 연주해봐
어떤 소리가 나나

 

사운드가 별론데
튜닝이 잘못됐나 보다

 

네가 코드를
잘못 잡은 거야

 

나도 그래

 

뽕브라만 하는 거야, 나는

 

야, 네가 그래서
소연 씨한테 차인 거야

 

그런 건 인정을 해줘야지

 

지금 팬티 뭐 입었어?

 

리본 프릴 레이스
티팬티 블랙

 

이거는 벗기기 편해서
남자들이 더 좋아하는 제품이야

 

우와! 티팬티는 엉덩이
진짜 예쁜 여자들이 입는 건데

 

네가 내 힙라인을
제대로 모르는구나?

 

내가 이거를 뭐
보여 줄 수도 없고…

 

어련하시겠어

 

엉덩이뿐만이
아니라니까?

 

그냥 몸 자체가
선천적으로 막 예뻐

 

내가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기 좀 뭐하지만

 

사람들이
마네킹 몸매라서

 

친근감이 떨어진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좀 걱정이야

 

몸매도 몸맨데

 

얼굴 쪽으로 오면
문제가 더 심각해

 

가끔은 내가 내 얼굴을 봐도
좀 놀란다니까?

 

매일 매일이
새로운 거야

 

어! 이게 사람이니?
인형이 말도 하네?

 

안 보이는데 무슨 말을 못할까
우리 만날래?

 

너는 나 실제로 보면
아마 놀래서 말도 못할 걸?

 

진짜로… 만날까?

 

안 되겠지?

 

우리 이렇게 솔직하게
대화 할 수 있는 건

 

아마 만난 적이
없어서이지 않을까?

 

알겠다
무슨 말인지

 

하나만 묻자

 

너 여자 친구 만나는 동안
다른 여자랑 잔 적 없어?

 

그것도 능력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좋은 남자구나, 너

 

그런가

 

7892는 있었어?
바람 핀 적

 

당연히 없지

 

그럼 내가
가만히 있었겠어?

 

좋은 남자구나
네 남자친구도

 

오늘 저녁에
시간 어때요?

 

저는 뭐
약속은 없는데…

 

우리 현승씨는
일에는 열의가 없어도

 

다른 쪽으론
열정이 넘치는 구만

 

그것도 화장실 앞에서

 

일곱시 표예요

 

근데 우리 제수씨는
얼굴 보기 너무 힘든 거 아냐?

 

지난번에도
캠핑 때도 안 오고

 

캠핑이요?
몰랐는데

 

아, 너 그때
무슨 약속 있었을 걸

 

암튼, 이렇게 모였을 때
얼굴 보여 주고 그러면 되지, 뭐

 

어, 여기야 여기

 

뭐예요
나 껴도 되는 거 맞나?

 

당연하지

 

아, 제수씬 잘 모르겠구나

 

제수씨 회사 그만두고
들어온 친구라서

 

인사드려라
네 대 선배님이시다

 

안녕하세요, 언니
얘기 진짜 많이 들었어요

 

뭐예요, 대리님

 

이렇게 예쁘시다곤
말 안했잖아요

 

내가 말했잖아
나 보는 눈 엄청 높다고

 

아주 그냥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구만

 

술집 여자길 바랬는데
후배였네

 

마치 나처럼?

 

뭐?

 

야, 너 뭐하는 거야?

 

아… 이거?

 

맞다, 이거 끊었었지?
너 때문에

 

꼬마야
너 몇 살이니?

 

스물 넷? 다섯?

 

얘 보니까 한창 네가
나 따라 다닐 때 생각난다

 

그렇지?

 

윤정아, 네가 지금
무슨 오해가 있는…

 

닥치고 들어!

 

넌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여?

 

어떻게 된 게
너한테 잘하면 할수록

 

날 이렇게
바보로 만들어!

 

완식선배

 

선배도 기억나죠?

 

내가 그렇게 싫다고 했는데도
맥주 딱 한 잔만!

 

그 맥주를 한 잔 두 잔
마셔주다 보니까

 

그게 5년이나 돼버렸다

 

마셔

 

이게 너랑 나랑 마시는
마지막 맥주다

 

 

뭘 그렇게
급하게 마셔

 

언니가 술을 은근
잘 마시나 보다

 

천천히 마시라고
체하겠다, 응?

 

우리 제수씨가
술이 고팠나 보네

 

야, 술 좀 사드려 임마

 

파인애플 맛 먹어봤어요?

 

개인적으론 파인애플 맛은
추파춥스 쭈쭈봉이 일위야

 

쭈쭈봉 알죠? 국산
그게 과일 맛이 진하거든

 

아니 그럼
쭈봉이라고 하지 그랬어요

 

에이, 없어 뵈잖아
이 바닥은 간지가 생명인데

 

형님, 민수 형님이
먼저 식사하고 계시래요

 

영화 봤구나

 

근데 목소리가 왜 그래?

 

영화가 슬퍼서

 

너는 목소리가
왜 그래?

 

볼래?

 

이거는 아니다, 정말

 

내가 정말 미쳤지, 미쳤어

 

아니지

 

내가 나쁜 짓
하는 것도 아니고

 

안 그래?
그래, 괜찮아

 

- 괜찮아
- 저기요!

 

안녕?

 

예?

 

응?

 

이 근처에 편의점이
어디에요?

 

아, 편의점이요?

 

예…

 

- 정말 감사합니다
- 예?

 

저기 뒤쪽으로요
한 이백 미터 정도 쭉 가시면 나와요

 

예, 감사합니다

 

역시 안 좋아

 

안 좋아, 안 좋아

 

어, 나야
미안한데…

 

우리 만나는 건
좀 무릴 거 같아

 

어?
어, 그래?

 

미안해
내가 정말 할말이 없다

 

아니야, 이해해
그래, 그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그게 맞는 거 같아

 

네 말대로 만나면…

 

아마 우리 관계…
깨질지도 모르니까

 

어…

 

근데 넌 갑자기 왜 그런 거야?
무슨 일 있었어?

 

어…

 

여보세요?

 

저기요

 

잠시만

 

이 근처에
편의점이 어디에요?

 

저도 이쪽 동네가
처음이라…

 

뭐야, 예쁘다더니

 

진짜로 예쁘네

 

근데…
우리 뭐하지?

 

잠깐만

 

잠깐만
나 안되겠어

 

그만해

 

그만!

 

그만하라고!

 

미안해…

 

아니야…
네가 뭐가 미안해

 

괜찮아?

 

아니

 

자기합리화 중이야

 

지금 그게 나한테
필요한 거 같아서

 

통화할래?

 

내가 그렇게 별론가?

 

아닌 거 알면서…

 

거기 그냥 계속 그렇게
바보같이 앉아 있었던 거야?

 

 

겁이 났나 봐

 

내가 사실을 알게 되면
모든 게 끝날 거라는 게

 

뭐가 끝나는 게
무서운 건데?

 

결혼?

 

나 어렸을 때

 

지금 이 나이쯤 되면

 

되게 특별한 여자가
돼있을 줄 알았다

 

근데…
안타깝게도

 

난 안정감이 제일 중요한
아주 평범한 여자였어

 

아무것도 없는 평범한 여자가
꿀 수 있는 꿈은

 

그렇게 많지가 않아

 

평범한 여자는…

 

낯선 사람과…

 

폰섹스 안해

 

복수할래?

 

아니

 

이 팬티는
무슨 팬티인가요?

 

그냥 기본형 흰 팬티

 

엉덩이 진짜!

 

안 되는데…

 

피곤해?
어제 일찍 들어갔잖아?

 

아니야, 괜찮아

 

실례합니다

 

참치 나왔습니다

 

진주씨는 어떻게 사람이
볼 때마다 이렇게 예뻐져요?

 

그렇다고
서비스는 없어요

 

이거부터 먹어
이게 제일 비싸, 대뱃살

 

빤스 장사 준비는
잘 돼가?

 

어, 뭐 그럭저럭

 

그러면
좋은 시간 되세요

 

 

잘 먹을게요, 진주씨

 

 

안 받아?

 

어, 안 받아도 돼

 

누군데 그래?

 

그냥 아는 언니

 

받아, 괜찮으니까

 

 

여보세요?

 

지금 팬티 뭐 입었어?

 

어, 나 지금 밥 먹어

 

나도 슬슬 배고프다

 

어, 그래
언니도 맛있게 먹어

 

언니?
갑자기 무슨 언니

 

좀 그만해!

 

그거 알아?
자기 발냄새 나는 거

 

수정이가 어제 오늘
연락이 안 되네

 

많이 바쁜가 보지

 

아니면…

 

알았어, 알았어

 

사실 형도 요새 너희처럼
고민이 하나 생겼다

 

고민이란 걸 하기는 하냐?

 

졸라 프로이드적인 고민이야
이 새끼야

 

며칠 전에 꿈을 꿨는데

 

꿈에 기가 막힌
여자가 나온 거야

 

가슴은 호노카
엉덩이는 유마 아사미

 

맞아 있는 상황이지

 

시작은 뒤치기부터 했어

 

씨발, 이게 어마어마하니까
19초를 못 버티겠는 거야

 

근데 형이 또 노련하잖아

 

뒤집어서 정자세로 바꾸면서

 

눈치 채지 못하게
살짝 쉴 틈을 주고

 

다시 위에서 존나게 그냥…
기무치, 기무치…

 

근데 얼굴을 봐 버렸네

 

나 씨발, 이거 진짜

 

얘기를 해야 되냐
말아야 되냐?

 

계속 해봐

 

이거 진짜
우리끼리 비밀이다

 

 

얼굴이 너야

 

피부도 지성이고

 

너 신음소리
한번만 내봐

 

- 더 하이라이트는 뭔 줄 아냐?
- 뭐?

 

내가 쌌다

 

저 새끼 꿈꾸고
내가 몽정을 했다고

 

그 사실이 날
계속 괴롭힌다

 

맞네! 저 씨발 저거
궁댕이 저거, 저거

 

- 야!
- 여보세요?

 

네, 고래불알
핸드폰입니다

 

여보세요? 아, 미안
친구가 좀 장난이 심…

 

방금 석운이 오빠 아니야?

 

여보세요?

 

자기는 나한테
뭐 거짓말 하는 거 없어?

 

응?

 

갑자기 또 뭐야

 

그냥 물어보는 거야
없어?

 

왜 그러냐

 

좋은 데서 밥 잘 먹고
기분 좋게 들어가는데

 

또 이래야 돼?

 

그냥…
승준씨랑 나랑

 

좀 솔직한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해서

 

나는 요새 승준씨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내가 회사 관둔 이후로는

 

- 승준씨가 회사에서 어떻게 지…
- 왜?

 

너한테도 업무보고서
한 장씩 제출할까?

 

지금 그런 얘기
하는 거 아니잖아

 

윤정아
요즘 안 싸우고 좋았잖아

 

첫 번째 싸움만 피하면

 

안 싸우고
버틸 수 있어

 

버티는 거구나
우리…

 

남자친구랑
같이 있었구나

 

나 아까
소연이한테 전화 왔었다

 

진짜?

 

뭐래?

 

한번 보자 그러더라

 

잘됐다

 

좀 무섭네
만나기가

 

다른 사람 옆에 있는
소연일 보고 생각이 든 건데

 

얘가 내가 칠 년 동안
알고 있었던

 

걔가 맞나 싶기도 하고

 

나도 알아

 

서로에 대한 배신감보다

 

먼저 느껴지는
낯설음 같은 거

 

소연씨가 너랑
헤어지고 나서

 

먼저 연락했던 적 있어?

 

아니, 이번이 처음이야

 

내가 찾아간 적은 있었지

 

찾아가?

 

너 혹시…

 

밤에 술 먹고 찾아가거나
그런 건 아니지?

 

문 열어 봐!

 

주민 신고가
들어와버렸네

 

너 잘 들어

 

내가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너는 지금
작전이 필요한 시점이야

 

작전?

 

그래

 

너의 그 찌질 했던
과거 따위는

 

싹 다 잊게
만들어야 돼

 

넌 앞으로
쿨 가이야

 

그래
작전명은 쏘쿨로 하자

 

쏘 쿨

 

일단 만날 때
한 5분 정도

 

아니다, 한 19분정도
확 늦어버려

 

그리고 바쁜 척
막 통화를 하면서 가는 거지

 

회사 업무전화
같은 게 좋겠다

 

네, 부장님

 

프레젠테이션 서류
검토해 봤는데요

 

3, 4분기 실적 대비하면

 

크게 무리한 건 없다고
판단이 되구요

 

네, 그럼 제가 지금
김대리랑 통화해서

 

지금 기획안을 디벨롭시키는 걸로
하겠습니다

 

일단 독일 프랑크프루트…

 

여보세요?

 

뭐하냐? 씹쌔야
딸 잡냐?

 

전화가 왜 이러지?

 

잊지 마
쏘쿨이다

 

전화기 바꿔야겠네

 

잘 지냈어?

 

좋아 보인다, 야

 

나 얼마 전에
극장에서 오빠 봤었다

 

같이 있던…
여자친구?

 

어!

 

요샌 음악작업은 안 해?

 

때려 쳤지

 

확실히 나이를 먹어야
철이 든다고

 

오빠가 그런 얘기하니까
어쩐지 좀 서글프네

 

야, 현실에 눈뜨라고 한 건
너였어

 

나…
많이 못되게 굴었지?

 

아냐, 네가 나한테
얼마나 잘했는데

 

오빠

 

오랜만에 나랑
소주나 한 잔 할래?

 

그러면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못 본거예요?

 

네, 죽을 만큼
보고 싶네요

 

오늘 불러주실
노래는요?

 

김범수의 ‘보고 싶다’요

 

아, 네

 

죄송합니다
웃은 거 아닙니다

 

김범수 노래
‘보고 싶다’

 

아무리 기다려도
난 못가

 

정말 노래도
더럽게 못하네

 

아니, 창피하게
저게 뭐하는 짓이야?

 

헤어졌는데 뭐가 또
보고 싶어! 안 그래?

 

나 지금
누구한테 말하니?

 

어떻게 됐어?
잘 만났어?

 

이 시간까지
같이 있었던 거야?

 

지금 나오긴…
너무 늦었지?

 

현승아

 

너 울어?

 

되게 어색하다

 

청승맞게 왜 그러고 있냐
감기 걸리게

 

너 진짜
어떻게 해야 되니

 

뭐 어떻게 된 건데?

 

소연씨가 뭐래?

 

너 얘기 안하면
나 집에 간다

 

알았어, 알았어

 

얘기할 테니까
절대 웃지 마

 

절대!

 

술을 한잔 하러 갔어

 

뭐, 거기까진 좋았는데…

 

괜한 걸 물어봐 버렸어

 

뭘?

 

너 설마…

 

남자친군…
어떤 사람이야?

 

좋은 사람이야

 

돈도 많고?

 

오빤 그러니까 지금

 

내가 돈보고 남자 만난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님 말고…

 

얼굴도 오빠보다 나아

 

내 여자친구는
네 가슴보다 커

 

그렇게 안 커 보이던데?

 

누구처럼
뽕브라는 안하니까

 

내 남자친구도
너보다 커

 

뭐?

 

뭐가?

 

저런…
그래서 뭐라고 했어?

 

얼마나… 큰데?

 

안 웃는다며!

 

미안해, 현승아
그래서?

 

처음엔 대답하기
싫어하더라고

 

내가 그 새끼 고추길이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왠지 알아야 될 것 같잖아

 

그래, 뭐…
그래서 얼마나 크다는데?

 

23

 

23? 이 정도?

 

아니, 23

 

씨발
23, 23은!

 

아니, 무슨 23이
고추길이야?

 

고추 길이가 아니라
마이클 조던 백넘버 아냐

 

그래, 좀 소연씨가
너무 했다

 

나라면 그래도 좀 줄여서
얘기해줬을 텐데

 

씨발, 23센치짜리가 존나
소연이랑 할 거란 생각을 하니까

 

그게 날 미치게
만드는 거야

 

근데, 괜찮아

 

그게 꼭 크기가 중요한 건
아닌 거 같아

 

저기 말야…
내가 이런걸 물으면

 

괜히 고추크기에
환장한 놈처럼 들리겠지만

 

7892 아저씨랑 나랑… 어때?
나보다 큰가?

 

궁금해?

 

아니야
확실히 네가 더 커!

 

무슨 노래 부를래?

 

사랑 노래 빼고
아무거나

 

사랑 노래는 왜?

 

그냥
별로 안 좋아해

 

왜?

 

사랑노래가
다 뻔하잖아

 

사랑이라는 거 자체가 뭐
워낙에 뻔한 거니까

 

만나고 설레이고
헤어지고

 

아프고…

 

또 다시 만나고

 

그런 지겨운 반복이 싫어서

 

아마 사람들은
결혼을 하는 걸 거야

 

왜 그렇게 봐?

 

아냐

 

이거 가지고 있어봐

 

자 그럼
노래를 뭘 부를까?

 

네가 말해봐
너 음악 했다며

 

내 목소리에
뭐가 잘 어울려?

 

신음소리?

 

뭐!

 

뭐 이런 거?

 

확실히…
멋진 소리야

 

막 이런 거?

 

어떡해, 좋아

 

진짜지?

 

어, 해봐

 

그거야

 

야, 너 천재다

 

음악 계속 해라

 

왜 그래?

 

현승아

 

나, 졸려

 

잠시만

 

이윤정?
너 이윤정 아니야?

 

어 그래
야, 오래간만이다

 

반갑다, 야

 

그러게, 야
진짜 반갑다, 야!

 

도대체 왜 이렇게
연락이 안 돼?

 

다들 너 얼마나
보고 싶어 하는데

 

어, 그래?

 

아, 참!
너 지난번에 봤을 때

 

결혼한다고
일 관둔다고 하지 않았나?

 

했어?

 

그게…

 

어머, 아직 못했구나?

 

몇 년 전부터 그렇게
시집 갈 거라고 노래 부르더니만

 

빨리 해
해보니까 좋더라

 

요새는 뭐 그렇게
늦은 나이도 아니고…

 

너 그러다가 쭉 못 가!

 

요즘 어느 정도 되는 남자들
여자 나이 따지잖니

 

그러게 일이라도 계속하지

 

그러게 말이다

 

어머, 어머

 

너 이거
눈 밑에 주름살이니?

 

어디요?
난 안 보이는데?

 

일행이 있었구나
누구?

 

그냥 아는 친구

 

어쩐지 너무 잘생겼더라

 

난 동생인줄 알았네

 

나 이제 가봐야겠다

 

나 여기 놀러 온 게 아니라
바이어들이랑 미팅 온 거거든

 

연락하자!

 

그래 그래, 가

 

누구야?

 

내가 쟤 때문에 동창회도
안 나가는데… 빨리 가자

 

Excuse me

 

야!

 

뭐해?

 

왜?
내가 챙피해?

 

저기 저는 친구가 아니라

 

윤정이랑
결혼 할 사람이거든요

 

몇 년 동안 그렇게 매달려서
이제 겨우 승낙을 받았는데

 

우리 윤정인 아직은
좀 쑥스러운가 봐요

 

아니 뭐 결혼이라는 게 뭐
큰 자랑거리는 아니잖아요

 

아, 네
축하해…

 

어, 그래

 

저 아직 얘기
안 끝났거든요

 

하실 말씀 있으시면 빨리 하시죠
제가 좀 바빠서요

 

아, 그래요
그럼 빨리 얘기 하고 끝낼게요

 

당신 말이야

 

못 생겼어요

 

정확히
바다거북이 닮았어

 

바다거북이

 

뺨 맞은 건 나잖아

 

네가 내 보호자야?

 

거기서 네가 그렇게…

 

내가 너한테
고마워 해야 되니?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내가 생각이 좀 짧아

 

뭐냐 저거?

 

아니야

 

이건 네가…
네가 미안할 문제가 아니야

 

내가 진짜로
화가 나는 건

 

걔가 나에 대해서 한 말이
틀린 게 하나도 없다는 거야

 

거지같아, 진짜

 

그렇게 자신을 한심해 하면
좀 나아져?

 

내 생각에 너는
나이니 결혼이니 해가면서

 

자기자신을 불쌍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같아

 

자기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누구한테 사랑 받고
누굴 사랑할래?

 

네가 그런 얘기하니까
이상해

 

내가 요즘 여자한테 채이고
좀 찌질 대서 그렇지

 

은근히 어른스런 구석이
좀 있어

 

하나 더 말해줘?

 

그쪽…

 

정말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여자야

 

적어도 그 바다거북이보단

 

아팠어?

 

응, 근데

 

반대쪽이야

 

씨부랄 놈!

 

7892?

 

내가 다음에 뻔하지 않은
러브송 한 곡 만들어서 들려줄게

 

야!

 

뭐야, 언제 왔어?

 

역시 다시 사랑을 시작하니까
이런 멜로디가 나오는구만

 

뭔 소리야

 

시치미 떼지마
이 고래불알 같은 새끼야

 

야, 누구야?

 

- 뭐 사왔냐?
- 맥주다! 맥주!

 

그래, 임마!
이게 좋은 거야

 

하림이 그랬잖아!
사랑은 다른 사랑으로 잊혀진다고

 

시끄럽고
수정인 잘 지낸대?

 

내가 오해를 좀 했나봐

 

낮엔 학교 다니고
밤엔 일하고

 

적응하느라 정신 없대

 

한 달 정도 있다가
내가 한번 가기로 했어

 

그래?

 

에이, 씨발 새끼들
좋겠다!

 

이제 돈 주고 떡치는 것도
못 해먹겠다

 

가짜 신음소리, 러브 젤
이 위선적인 것들이

 

내 감성을 다
빼앗아 가는 거 같아

 

마시자

 

씨발

 

이제 나도
사랑을 좀 하고 싶다

 

가만 있어봐, 응?

 

하지 마

 

집 앞이잖아

 

그게 더 흥분 되잖아

 

승준씨, 그만

 

싫다는데
자꾸 왜 그래!

 

미안해

 

미안해, 승준씨
괜찮아?

 

됐어

 

그러니까 승준씨는
자기가 원할 때만 그러잖아

 

싸우기 싫어서 그래
잘 들어가

 

우리 만나는 건
그만두자

 

내가 제정신이 아니란
생각이 들어

 

우리 이런 관계는
좀 아닌 것 같아

 

우린 좋은 친구잖아

 

그렇지?

 

맞아, 네 말이

 

그래, 이건
아닌 거 같다

 

널 위해서도
날 위해서도

 

우리의
우정을 위해서도

 

우정?

 

야, 너 우정으로
섹스 하는 사람 봤어?

 

왜? 승준 오빠가
우정으로 섹스한대?

 

아니
그거는 아니고

 

이해해

 

우리도
우정으로 하거든

 

우리 윤미
요새는 좀 하는 갑네

 

언제는 거미줄 치게
생겼다고 징징대드만

 

요샌 좋아요
우리 언니야가 문제지

 

얘는 이제 하다하다
지 동생한테까지 밀리냐

 

하긴, 남들 수능 볼 때
덜컥 임신해 온 꼬마를

 

네가 무슨 수로 이기냐

 

나 헤어질까?

 

야, 그냥 해 본 말이야

 

여자랑 헤어질 때는
예방책이 있어야 돼

 

이렇게…
무방비상태에서 당하니까

 

수정이한테 남자가
생겼다는 게 확실해?

 

독일새끼라고 했지?

 

역시 독일 소세지가
맞아있어!

 

씨발 새끼야!
좀 닥쳐라, 어?

 

왜 나한테 그래
그 독일 소세지한테 그러지

 

- 닥치라고 했지? 이 개새끼야!
- 야! 빨리 사과해

 

사과 안 해!

 

뭐라고 이 개새끼야!

 

- 이 씨발
- 대신 더 좋은 걸 할게

 

이번에 나 아는 형이 오픈한
노래바가 있는데

 

룸싸롱은 아니지만
나랑 가면 T.C 없이 반까이!

 

맞아있는 경기야
어때?

 

거기 물 좋냐?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할 거야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여보세요

 

난 친구 싫어

 

난 너랑
친구하기 싫다고

 

그게 무슨 소리야?

 

여보세요?

 

여보세요?

 

전화 안 받아?

 

나중에

 

하고 싶은 말 있다며
빨리 해

 

뭐해!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왜 그래

 

여보세요

 

하지마

 

놔,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말씀하시죠

 

그거 본인 핸드폰인가요?
아니죠?

 

네, 제가 남자친구 되는
사람인데 누구시죠?

 

아, 당신이
그 남자친구야?

 

7892, 맞지?
7892!

 

당신 누구야!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어떻게 알긴!

 

당신 여자 친구가
자꾸 전화를 하니까 알지!

 

나 7895야

 

아니, 한 두 번도 아니고

 

자꾸 번호를 잘못 누르면
어쩌라는 거야?

 

내가 오늘 어떤 오해를
샀는 줄 알아?

 

단축번호 안 써?
그 아가씨

 

네? 그건 제가 잘…

 

당신 여자가 잘못 보낸
문자 때문에

 

내가 오늘
파혼 얘기까지 나왔어!

 

저번엔 오밤중에
전화를 하질 않나!

 

그 여자 바꿔봐!

 

예, 진정 좀 하시구요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내가!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알아?

 

아냐고, 씨발!

 

아, 됐어요

 

내가 번호를
바꾸던가 해야지

 

니미, 시끄러워서
술을 못 먹겠네

 

거 조용히 좀 합시다, 어?

 

그냥… 자기가 요즘
뭔가 변했다고 생각해서

 

내가 바보다
내가 바보야

 

내가 무슨 상상까지
했는지 알아?

 

나참
아니다, 아냐

 

윤정아
정말 미안해, 응?

 

미안하다니까
왜 대답이 없어

 

안 미안해도 돼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알잖아
이게 다 너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사실, 며칠 전부터
준비했는데

 

이걸로 자기 기분
풀렸으면 좋겠다

 

내가 최근에
다시 한 번 깨달았어

 

누군가 내 옆에 있어야 된다면
그건 자기야

 

한 사람은 병원에 실려 갔다고!
병원에 가버렸으니까!

 

씨발, 다친 사람이 누군데
누가 누굴 합의해!

 

윤정
오늘 고마웠어

 

어떡할 거야, 내 불알!
씨발놈아

 

윤정
나 오늘 프러포즈 받았어

 

오빠들은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쌈박질이야!

 

봐봐
많이 다쳤어?

 

낯설다

 

내가 여기 살았었다는 게
안 믿겨져

 

오빠도 수정이랑 나랑
같다고 생각하는 거야?

 

난 바람 핀 적 없어
우린 그냥 헤어진 거야

 

나도 알아

 

그냥 넌 나랑 헤어지자마자
다른 남자를 만난 거 뿐이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오빠만 힘들었던 거 아냐

 

나도 미친 듯이 힘들었어

 

아마 태어나서
제일 힘들었을 거야

 

몇 주 동안
혼자서 울기만 했어

 

몇 주?

 

몇 주?

 

씨발 내가 너 때문에 얼마나
엉망진창이었는지 알아?

 

알아…

 

내가… 다 망쳤어

 

네가 망친 거 아냐

 

내가 오늘 기분이 안 좋아서
너한테 막말 했어

 

너 되게 좋은 여잔 거 알아
꼭 나한테가 아니더라도

 

지금 네 남자친구한테도…

 

넌 좋은 여자일 거야

 

헤어졌어, 나

 

오빠가…
지워지지가 않더라

 

좋은 거 많네

 

응, 많네

 

너 진짜 요즘 이상해
주둥이는 댓발 나와 가지고

 

시집, 시집
노래를 부르더니

 

왜, 막상 갈 생각하니까 싫어?

 

아니야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오빠도 그렇지
그렇게 기다리게 하더니

 

갑자기 서두르는 건
또 뭐야?

 

오빠가 아니라 네 형부다
기지배야

 

청첩장 나왔어요

 

제가 직접 갖다 드려야죠

 

네, 네 그날 봬요

 

언니야

 

윤미야
너 언니한테 차키 주고

 

너 엄마랑 여기서
택시 타고 가라

 

나 가봐야 될 데가
좀 있어서 그래

 

언니가 택시비 줄게

 

나 돈 있어

 

여기

 

고마워

 

언니야
무슨 일인지 몰라도

 

난 죽어도 언니 편이야
알지?

 

쟤 뭐야?

 

현승아!

 

안녕?

 

안녕하세요

 

소연씨 맞죠?

 

말씀 많이 들었어요
반가워요

 

 

야! 잘됐다
다시 만나는구나

 

축하한다, 야

 

어쩐 일이야?

 

아, 맞다
내 정신 좀 봐, 잠깐만

 

짠! 나 청첩장 나왔거든

 

마침 지나는 길이라서
주려고

 

축하해

 

그래

 

소연씨도 오세요

 

맛있는 거
많이 있을 텐데

 

바다에 사는 가재
큰 거 있잖아요, 킹크랩!

 

킹크랩은 게죠
가재는 랍스타

 

아, 맞다!

 

가제는 랍스타…
나 가봐야 되겠다

 

너무 보기 좋다

 

잘 해

 

파이팅!

 

근데 뭐 먹지?
스파게티 먹을까?

 

면 싫으면
밥 먹어도 되고

 

그래도 되고

 

그럼 김치찌개 먹을까?

 

오빠 꽁치 김치찌개
좋아하잖아

 

소주도 한잔하면 되겠다

 

미안해

 

미안해

 

사랑이라는 거 자체가
워낙에 뻔한 거니까

 

만나고, 설레이고
헤어지고, 아프고…

 

그러다 또 다시 만나고

 

그런 지겨운 반복이 싫어서

 

아마 사람들은
결혼을 하는 걸 거야

 

너무 예쁘다
윤정씨 너무 예쁘다!

 

축하해 윤정씨

 

- 야, 드디어 가는 구만!
- 우리 언니 진짜 예쁘죠?

 

그럼, 누구 언닌데
안녕하세요

 

사진 찍을까?

 

나두, 나두

 

저희 사진 한 장이요

 

어이

 

가자!

 

야, 그냥 너희끼리 가면
안 되냐?

 

아이, 이 새끼
누구 땜에 가는 여행인데

 

너 이런 날 집에 혼자 있다가
자살이라도 하면

 

우리 그 죄책감 평생
껴안고 살아야 돼

 

- 말 참 예쁘게 하네, 이 새끼
- 뭐 이 새끼야

 

커먼, 베이비
베이비, 베이비

 

뭐야, 우리끼리
가는 거 아냐?

 

내가 너희랑 처지가 같냐

 

자기야, 많이 기다렸어?
오빠 맴매

 

아이쿠, 잘 먹는다

 

이번엔 이것도 먹어볼까?
새로운 거

 

오늘 여자친구 결혼한다는 오빠가
어떤 오빠야?

 

- 내가 얘기하려고 한 게 아니라…
- 하여튼 존나 입 싼 새끼

 

오빠구나, 불쌍해요

 

근데 진짜
폰섹스로 만났어요?

 

- 저기요, 아라씨
- 왜 헤어졌어요?

 

좀 그만해
헤어지고 그런 거 아니라니까

 

지금 아라한테
화내는 거야?

 

아니, 오빠가 언제
화를 냈다고 그래

 

그러니까 헤어지고
그런 게 아니라고

 

그럼 뭔데?

 

그러니까 얘네는 우리 같은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우리 사이가 어떤 사인데?

 

뭘 어떤 사이야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

 

- 너랑 나랑?
- 응

 

너한테 그런 얘기
들은 적 없는데?

 

그걸 꼭 말로 해야지 알아?

 

그럼 오빠가
아라 깔다구가 아니야?

 

응!

 

너! 나랑…

 

너 나랑 잤잖아

 

그건 아라가 오빠를
좋아해서 그런 거고

 

오빤 나한테 그런 얘기
한 적 없잖아

 

아라야, 그거는 내가…

 

아라, 뭐하는 거야?

 

집에 가는 거야

 

알았어, 알았어

 

사랑해, 사랑해

 

- 정말?
- 어, 사랑해…

 

근데 왜 그렇게
목소리가 작아?

 

아라야, 사랑해!
내가 사랑한다!

 

존나 사랑한다 내가!
내가 아라 사랑한다!

 

사랑해! 사랑해!

 

야, 현승아

 

현승아!

 

야, 저 새끼 왜 저래

 

신랑 신부
입장!

 

야, 같이 가야지

 

야, 고래불알!
고래불알!

 

아자!

 

선배, 멋있다!

 

야, 차 세워!

 

2549 차 세워!

 

몸과 마음이 물처럼 하나되는
한 쌍의 부부로 결합합니다

 

- 인격적으로 서로 존중하며…
- 엄마, 울지마

 

저쪽으로 세우라고!
저기요! 빨리요!

 

앞차에 가정파괴범이
타고 있어요!

 

내게로 와줘
내 생활 속으로

 

너와 같이 함께라면
모든 게 새로울 거야

 

야, 이 새꺄
너 지금 뭐 하려고 그래?

 

나 좋아한단 말도
못해봤단 말야

 

전화로 해
전화로, 어?

 

- 전화로 해 새끼야, 전화로 해!
- 이거 놔

 

현승아!

 

네, 지금까지 신해철 씨의
축가를 들으셨습니다

 

결혼식 축가와
마왕의 조합이라는 게, 참

 

머리에 뱀을 보셨나요?

 

죄송합니다
저만 재미있네요…

 

여기! 축가 팀
하나 더 있습니다!

 

예, 축가 팀이
하나 더 있었네요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기 있는 아름다운 신부에게
이 노래를 바치겠습니다

 

바람처럼 문득 불어온

 

삼 초간의 짧은 입맞춤

 

빗방울처럼 문득 내려온

 

수화기 너머의 웃음소리

 

맞아있는 곡이다

 

바람처럼 문득 불어온

 

내 손에 꽉 찬 네 가슴

 

내 트렁크를 입은 엉덩이

 

수화기 너머의 신음소리

 

네 팬티를 내게 말해줘

 

네 팬티를 내게 보여줘

 

그 색깔을 내게 보여줘

 

그 팬티 안이 더 궁금해

 

미쳤구나, 너

 

뭐야?
아는 사람이야?

 

뭐냐고 이 상황은!
둘이 아는 사이야?

 

보고 싶었어

 

미친 새끼!

 

- 미쳤어? 남의 결혼식에…
- 야, 야!

 

너 그거 안 놔!

 

야, 놔! 이 새끼들아!
이 새끼들이 정말

 

이 기집애가 정말…

 

너 이 상황 좀 설명해봐, 응?

 

저 새끼 뭐야!
저 새끼랑 무슨 관계야!

 

나랑 잤어

 

뭐하는 짓이야?
너 미쳤어?

 

미안해

 

하나도 안 미안해서
그래서 미안해

 

윤정아, 윤정아!

 

그쪽이 대신
대답해 볼래요?

 

내가 미안해야 돼요?

 

네?

 

너 지금 뭐하는 거야, 어?

 

눈 감고 있다고
장님 아냐

 

아니, 장님인 척하는 게

 

얼마나 초라하고

 

또 한심한 건 줄 알아?

 

자기랑 잔 여자를
결혼식까지 초대하는 건

 

무슨 쾌감 같은 거니?

 

그러니까
쌍방 과실이네?

 

정당방위지!

 

딸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야!
누구야!

 

아니야
그게 아니라, 실수야

 

쟤는 그냥 술 먹고
몇 번 실수 한 거야

 

쟤는 그냥
쟤는 아무것도 아니야!

 

선배! 나는 뭐 선배가 좋아서
그런 줄 알아요?

 

선배가 술 먹고 하도 졸라 대니까
그래서 그런 거잖아요!

 

잠깐, 잠깐만!
잠깐만

 

그러니까
둘이 진짜로 잔 거야?

 

오빠랑 사귀기 전이야

 

둘이 사귀어?

 

이래서 어른들이 사내연애
하지 말라고 하는 거야

 

- 야! 이 자식아!
-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윤정아!

 

언니야!

 

윤미야

 

미친놈이라고!
개새끼라고 욕을 해도 좋아

 

지금 내가 너한테 얼마나
큰 실수를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니

 

이 바보 같은 결혼식
깨준 거 고마워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제정신으로
돌아온 거 같으니까

 

사랑해

 

이제 안 믿어
그런 말

 

사랑한다고!

 

네! 좋습니다

 

언니야!

 

언니는 우리한테 평생
고마워해야 될 걸

 

뭘?

 

네 지금 밖에는 눈이
아주 많이 오고 있습니다

 

이상하게
오늘 같은 날에는…

 

어떤 그리움 같은 게
뭉게뭉게… 그렇죠?

 

아마도 지난날의
보내지 못했던 추억들이

 

눈이 돼서 내린다
뭐 이런 간지러운

 

YTN FM 신해철의 뮤직스테이션
2부 시작합니다

 

야, 준비 됐지? 알지?

 

너 내 사연으로 된 거다!

 

나 어떡해, 떨려

 

요즘에 이 분이
부쩍 건방져졌어요

 

- 자 ‘마수리’를 매주 함께 하고 있는…
- 누구 때문에 건방져졌을까요?

 

예, 이 시대 최고의
근본 없는 작곡가

 

이현승 씨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마수리’에서

 

비주얼을 맡고 있는
이현승입니다

 

어떡해, 어떡해

 

자, 이번 주 ‘마수리’에서
한껏 우리를 홀려 주실 분은

 

신반포 사시는
박진주 씹니다

 

이 분은 되게
특별한 노랠 골랐어요

 

네, 정말 스폐셜한 곡입니다

 

제가 이 노래 사연을 아는데
여기 이 사람이…

 

네, 전화 받겠습니다
박진주 씨?

 

네, 박진주씨!
전화 연결했습니다, 여보세요

 

박진주 씨?

 

빨리 받아

 

여보세요?

 

아, 네 박진주씨

 

오늘 불러 주실 노래가

 

옆에 있는
이현승 씨 노래예요?

 

아, 예…

 

이 곡이 가사 괜찮죠
아름답죠?

 

근데 원래 원곡은 가사가

 

되게 저질이었어요, 이게

 

네, 알고 있어요

 

네! 그럼 뭐
일단 노래 들어 보고

 

계속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바람처럼 문득 불어온

 

3초간의 짧은 입맞춤

 

빗방울처럼 문득 내려온

 

수화기 너머의 웃음소리

 

미친놈!
이 개변태 같은 새끼야!

 

개변태는 당신이지!
이 발정난 색녀야!

 

바람처럼 문득 불어온

 

후회로 가득 찬 내 가슴

 

나이니 결혼이니 해가면서

 

자기자신을 불쌍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같아

 

자기자신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누구한테 사랑 받고
또 누굴 사랑할래?

 

현승아!

 

수화기 너머의 침묵만이

 

네 마음을 내게 보여줘

 

네 비밀을 내게 말해줘

 

그 사랑을 내게 보여줘

 

그 진심이

 

뭐야?

 

박진주 씨라고 하셨죠?

 

사랑노래는 다
뻔하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이란 거 어차피
다 뻔한 거잖아요

 

근데 그 노래는 달랐어요
내 팬티가…

 

아니, 그 안이
더 궁금하다고…

 

네, 굉장히 아름답고
독특한 고백이었죠

 

그래서 그 고백하신
남자분이랑은

 

잘 지내고 계신 거죠?

 

아뇨
안 믿겠다고 했어요

 

그럼 끝난 거네요

 

근데요
만약에…

 

제가 후회하고 있다는 걸
그 친구가 알아도…

 

그래도 끝난 걸까요?

 

그 애가 듣고 있다면

 

꼭 이 말을 하고 싶었어요

 

- 나두…
- 잠깐만요

 

지금…

 

무슨 팬티 입고 있어요?

 

- 아, 씨발! 좆됐다!
- 지금 뭐하는 거야!

 

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태에 대해서

 

저희 뮤직스테이션
제작진 일동은…

 

- 씨발, 끊어! 끊어!
- 해철 씨 빨리 정리하고 음악!

 

분홍색 레이스
백업 스퀘어

 

네! 노래 듣겠습니다

 

죽었네

 

살려줘

 

크게 크게 좋은데

 

이게?

 

이게?

 

간지러워

 

잠깐만

 

뭐하냐 씹새야

 

오빠!

 

해, 해!

 

하라고 다 찍었어 오 씨발

 

너랑 나랑?

 

너 나한테 그렇게
이야기 한적 없는데

 

에이, 그걸 꼭 말로
해야지 알아?

 

그러면 우리가 서로

 

에이, 그걸 꼭 말로
해야지 알아?

 

그러면 우리가 서로

 

에이, 그걸 꼭 말로
해야지 알아?

 

그러면 우리가 서로 깔따구가

 

에이…
잠깐만요

 

축하합니다

 

내 여자친군 너보다 가슴 커

 

내 남자친구도 너보다 커

 

얼마나 큰데?

 

 

준비되셨나요?

 

자, 나의 PS 파트너
마지막 165회